서울주보 제2229호 2019년 5월 12일(다해) 부활 제4주일(성소 주일)
생명의 말씀
“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.”(요한 10,27)
박일 알렉산델 신부 | 반포1동성당 주임
예수님을 따르는 양들은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, 예
수님을 따르며,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는 특성을 지닙니다.
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갖는 큰 특성은 ‘듣는 것’입니다.
“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
판을 받지 않는다”(요한 5,24)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.
예수님의 말씀을 잘 ‘듣는’ 사람은 자연히 생명을 얻고, 예
수님의 믿을만한 친한 친구가 됩니다.
그런데 ‘듣는 것’은 ‘따르는 것’을 내포하고 있습니다. 의
당 행동하고,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. 진리와 빛 속
을 걷고 믿는 이들은, 고통을 겪을 일들이 있겠지만 죽음을
이기신 그리스도와 통교를 이루면서 확실한 승리를 예감합
니다.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서로 깊이 하나 되시
고 통교하고 계심을 알기에(요한 10,30 참조) 믿는 이들은 구원
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충만한 안전함을 느낍니다. 그렇기 때
문에 ‘따릅니다!’
오직 예수님의 양 떼에 속한 사람들만이 예수님의 말씀
을 ‘알아듣고 따르면서’ 그분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이름
으로 역사하시는 메시아이시며 착한 목자이심을 알아차립
니다. 믿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양 떼에 속하지 않는 자들과
는 달리, 살아가면서 주님을 가까이 느끼며, 주님께서 안전
하게 지켜주심을 확신합니다. 왜냐하면 하느님 아버지께서
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주심을 믿음의 눈으
로 확인하기 때문입니다.
그런데 잘 ‘알아듣고 따르는’ 이 모든 여정이 가능한 이
유는 예수님께서 당신 생명을 내놓기까지 헌신하시는 ‘올
바른 목자, 참된 목자’이심을, ‘하느님 마음에 드는, 제대로
된 목자’이자 ‘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목자’이시기에 양 떼
들을 목초가 풍성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끄신다는 것을 믿
기 때문입니다. 예수님께서 당신 양 떼와 단순히 이성적
합리적 이해를 넘어, 서로 매우 가깝고 긴밀한 친한 사이가
되어 주시고,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소통을 잘하며, 마음
과 생각이 통하여 일치를 이루고 참사랑으로 연대해주시기
때문에 가능합니다.
오늘날 우리 교회 공동체는 전보다 더 깊게, 또 상당히
광범위하게 스며든 세속화 현상 때문에 매우 고생하고 있
으며, 앞으로도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.
우리 교회의 목자들이 더욱더 겸손하게, 맡겨진 직무가 소
명과 사명이라는 자각을 더욱 깊이 하도록 기도해주십시
오.
그리고 더욱더 예수님 닮아, ‘착한 목자’, ‘제대로 합당
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역량 있는 멋진 목자’로 계속 성장해
나갈 수 있도록, 또 이렇게 ‘제대로 된 목자’가 될 신학생들
이 많이 생기도록, 교우 여러분 간절히 기도해주시고, 가능
한 모든 도움도 아끼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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